엄마의 계란밥...
계란을 깨트려서 한 밥이 아니다.어린시절. 두메산골이라고 할까... 앞도 산이요, 옆도 산이요, 뒤에도 산이었다.
온동네가 놀이터였고, 사방의 산들이 아지트였다. 오빠와, 오빠 친구들과 내친구들의..
겨울에 가마솥에 밥을 하기 위해서 엄마는 불을넣고 계셨다. 그옆에서 불쏘시개로 불장난을 하면 오줌싼다며 못하게 하시던 어머니...
아주 가끔..진짜 가끔...그 옆에서 서성거리며 불장난을 할때면 엄마가 계란끝에 작은구멍을 내서 계란속에것을 빼고는 쌀과 물을 조금 넣어서 불속에 넣어서 금방 따끈따끈한 계란껍질밥을 해주셨다. 가마솥밥 보다 더 맛있는...... 아마 그거 맛본 사람은 별로 없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어른이 한숱갈 뜨면 없어질만한 양이지만, 그때는 정말 더없이 귀한 음식이었다.신기하고, 맛있는...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의 간식...시골에서만 사시는 엄마가 어떻게 막내딸에게 그런음식을 해주실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엄마의 그 소중한 계란껍질밥이 나를 지금까지도 늘 따뜻한 맘으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시골에 전화를 넣었다. 아버지가 받으셨다. 농사를 줄여서 몸 좀 돌보라는 막내딸 말에 아버진 말씀하셨다. " 하는데까진 한다. 그런 신경쓰지 마라..." 몸을 움직일수 있을때까지 하신다는 말씀이시다. 자식이란 무엇인가....이렇게 다 장성해서도 부모님이 우리에게 해주셨던 사랑의 십만분의 일도 못 돌려드리는걸까.. 엄마는 가마솥에서 오늘 꺽어온 고사리를 삶고 계신단다. 그 고사리가 가을이나 되면 또 우리들에게 하나씩 돌아오겠지.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걸 알면서도, 그걸 알면서도, 잘해드리지 못하는것은 왜일까..늘 받기만 하는것을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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